2024.03.15
눈을 떠서 커튼을 열어본다. 세상이 눈으로 덮여서 깨끗하게 지워졌다. 우리가 묻어놓은 오늘의 도시락도 보너스 봉투의 꼭지만 간신히 보인다.
눈은 꽤나 쌓였고, 아직도 눈발이 흩날리고 있다. 차를 리셉션에 대놓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. 말 안 듣고 객실 앞쪽에 댔다가는 빠져나오기가 꽤나 곤혹했을지도..
조식을 먹으러 걸어나간다. 차를 보니 창문에 눈이 얼어붙어 있어서 리셉션에서 도구를 빌려 얼음을 긁는 중.
호텔 기어랜드 조식은 뷔페식으로 생각보다 여러 가지가 잘 나왔다! 기본적인 빵 시리얼 우유 주스뿐 아니라 햄 치즈 소시지 과일 요거트 계란 등 엄청 다양해서 든든하게 많이 가져다 먹었다ㅎㅎ
체크아웃 후 차에 짐을 싣고 이제 요쿨살론으로 간다.
가는 길에 들른 카페 바트나요쿨. 화장실이 필요했는데 주유소가 안 보여서 결국 카페로.
음료 시키면 화장실 무료, 안 시키면 유료.
카푸치노 한잔 했다.
>바트나요쿨 얼음동굴 투어 (Vatnajokull Glacier cave)
겨울시즌의 아이슬란드에 온다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것. 바로 얼음동굴 투어였다!
투명하면서도 형형히 빛나는 푸른빛의 공간.
마치 요정의 동굴이나 샘에서나 볼법한 푸른빛은 너무 신비로워서 너무나도 그 속에 있어보고 싶었다.
그 안에 있다면 다른 세상에 있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. 얼마나 황홀할까.
얼음동굴은 한 군데인 줄 알았는데, 투어를 알아보다 보니 갈 수 있는 얼음동굴이 2~3개쯤 있었던 것 같았다.
여러 동굴 투어 중 나는 내가 가고 싶었던 동굴 이미지와 가장 흡사해 보이는 바트나요쿨 얼음동굴 투어를 예약했다.
guide to iceland 에서 후기가 많고 유명해 보이는 투어로 예약.
3시간 투어인데도 가격이 사악했으나 (하지만 나중에 아르헨티나 생각하면.. 혜자였을지도..)
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 때문에 친구의 동의만 받고 주저 없이 진행했다.
○사이트
했던 투어 페이지
https://guidetoiceland.is/book-holiday-trips/glacier-caving-in-vatnajokull
투어는 1시에 요쿨살론에서 시작인데, 정확한 미팅포인트가 안나와있다.
주변 유빙 구경하고, 겸사겸사 미팅포인트도 확인하려고 일찍 출발했다.
요쿨살론 도착하니 주차장 가운데 광장(?) 쪽에 여러 사무실들과 화장실과 버스 지프차 등등이 있다.
사무실들을 다 둘러봐도 바우처상 업체인 Glacier Mice 는 없음.. 아니 대체 어디 있는 거야
결국 사람들을 잡아서 물어봤는데 커다란 버스가 그 업체라고 한다.
버스 앞에 명단을 들고 있는 사람한테 체크인 후, 아직 1시가 안돼서 돌아다니려고 하니까 가지 말라고 하는 것.
뭐지..? 버스 타고 있어야 하는 건가,,?? 했더니 버스 타는 건 아니고,
온 순서대로 몇 명을 모아, 인원이 다 차면 가이드 한 명을 붙여서 지프차로 보내버리는 형식이었다.
그래서 빨리 온대로 투어는 빠르게 시작
바퀴가 엄청나게 커다란 지프차를 타고 덜컹거리며 가기 시작한다.
요쿨살론을 빠져나와 좀 더 서쪽으로 가더니 오프로드 시작이다.
대체 지도상에도 안 찍히는 길을 어떻게 알고 가는 건지 신기하다.
바트나요쿨은 어디에 있는 얼음동굴인 걸까
덜컹덜컹 꽤 오랜 시간을 이동 후, 내려서 맞는 아이젠을 고른다.
나는 운동화 사이즈 245 정도로, M사이즈가 딱이었다.
헬멧도 받아서 쓰고 준비완료.
안전수칙 등 여러 주의사항을 듣고 트래킹을 시작한다.
예전에 빙하투어 했을 땐 트래킹 시간이 되게 길었던 것 같은데
생각보다 빠르게 입구에 도착했다.
입구가 생긴 게.. 되게 의외였다.
나는 아치형의 동굴 입구라던가, 아니면 뭔가 틈새 사이로 들어간다던가 하는 줄 알았는데 밑으로 땅굴 파놓은듯한 노란색의 입구였다.
모양은 마치 지하실 입구같이 생겼달까.?
대충 만들어놓은 공사현장같이 생긴 입구를 들어가면
와.. 바로 감탄사가 나온다.
사진에서 봤던 푸른빛의 굴을 걸어 내려오면 다시 탁 트인 곳과 동굴로 나뉘는데 먼저 트여있는 곳으로 간다.
거대한 빙하와 얼음벽을 볼 수 있는데
층층이 안쪽부터 얼어붙어있는 벽은 빛도 잘 안 통하는지 검푸른 빛을 띠고 있다.
근데 무척이나 아름답고 신비롭더라. 투명하고 거대한 얼음이 층층이 쌓여있는데 몇백 년의 세월이 여기에 쌓여있는 걸까.
여기서 약간의 시간을 보낸 뒤 이제 더 깊은 굴 안으로 들어간다.
내가 보고 싶었던 신비한 푸른빛의 광경이 펼쳐진다.
형형하게 빛나는 투명한 푸른빛.. 아름답다. 요정의 동굴에 들어온듯한 신비로움이다.
날이 흐려서 사진에서 본 이미지만큼 빛나지는 않았지만,
이 풍경을 실제 자연에서 마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동이었다.
이미지로 보인 것처럼 넓은 챔버가 있는 곳은 못 봤던 것 같다. 아니면 빛에 의해서 달라 보이는 걸까?
나중에 겨울시즌에 또 아이슬란드를 오게 된다면, 다시 한번 얼음동굴에 와보고 싶다.
그때는 부디 햇살이 쏟아지길.
동굴에 있었던 시간은 많이 길지는 않았고, 지프 차량 이동시간(왕복 1시간 정도) 해서 2~3시간 정도 걸린 듯하다.
생각보다 작고 짧아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어느 곳에서도 못 보았던 풍경이라 투어에 후회는 없다. 만족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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